예술촌예술제

온라인 효석백일장

이효석 선생의 작품세계로 함께 떠나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공지 2020(전반기) 온라인 효석백일장 최우수작
  • 관리자
  • 2020-07-07
관리자 2020-07-07

뱅뱅 돌려

 

남편이 씩씩대며 들어선다.

호박이 없어졌어” “에엥순간 나도 어이가 없다. 서울을 떠나 금그어 땅따먹기 하듯 손바닥 만한 땅에 소꿉놀이하듯 텃밭을 시작했다. 호박 두 포기 가지 대여섯, 고추 오이를 심어 날마다 풀 뽑고 물주고 들여다보며 푸성귀를 자급자족하는 재미에 빠져있는 중이다. 처음 심어본 늙은 호박이 세 통이나 열려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먼저 열어 제일 큰 것을 오늘 딸까 내일이 좋을까 D 데이를 꼽고 있던 참이었다. 어제도 늠름하게 있던 것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얼마 전 곰배령을 다녀온 친구들에게 세 통이나 되니 하나 주겠노라 허풍을 떨었다. 그깟 늙은 호박 몇 푼이나 될까마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애지중지 날마다 눈 맞추며 난생처음 심어본 호박이 보란 듯 내민 배불뚝이 앉았던 자리가 휑하다. 예리하게 잘려나간 자리가 내 손가락을 베인 듯 애리다.

 

보리밥은 쉬이 꺼져 허출해진 여름 방학 달빛이 마당 가득 쏟아지는 밤이었다. 동네 바로 옆에 참외밭이 있었다. 손발이 잰 친구들이 참외를 따다 먹자고 했다. 겁도 많고 뜀박질은 젬병이라 꽁무니를 빼는 나를 떠밀어 원두막 반대편으로 숨어 들었다. 심장은 벌렁거리고 손이 덜덜 떨려 참외 하나를 잡고 아무리 당겨도 꿈적도 하지 않았다. 돌아보니 친구는 치마폭에 참외를 싸안고 그만 가자 재촉이다.

나는 아직 못 땄는데 ” “ 바보야 뱅뱅 돌려 시키는 대로 막 돌려 보려는 순간 원두막에서

야 이놈들아고함이 들려왔다. 참외는 따지도 못한 채 무작정 뛰었다. 잡히면 참외밭 주인이 아니라 아버지한테 혼날 일이 더 걱정이었다. 밭 둔덕 뒤편 야트막한 동산을 단숨에 넘었다. 큰댁으로 가는 마을 어귀가 보여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친구들은 각자 어디로 흩어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참외밭 주인은 더 쫓아오지 않았다. 얼결에 산 하나를 가뿐히 넘어왔으나 집에를 가려면 공동묘지를 지나야 했다. 큰댁에 심부름으로 자주 오간 길이나 낮에도 혼자는 내키지 않아 발걸음이 빨라지는 길이다. 달빛 아래 흔들리는 나무는 웅크린 짐승의 형상으로 묘지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머리끝이 쭈뼛하니 등골이 서늘했다. 불빛 보이는 할머니 계신 큰댁으로 갈까 생각해 보았다. 한밤중 뜬금없는 출현을 무엇이라 설명할 것인가. 서리하다 도망왔노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집으로 갈 밖에. 쫓길 때는 몰랐으나 벌레도 잠들어 적막한 밤 내 발작 소리가 더 무서웠다. 앞만 보고 숨도 못 쉬며 고개를 넘었다. 조금만 더 가면 마을로 이어진 신작로이고 드문드문 불빛이 보여 살았다 싶으니 다리가 풀려 주저 앉았다.

 

살금살금 집으로 들어갔다. 딸자식 밤마실을 못 마땅해하는 아버지는 사랑에서 코를 골고 계셨다. 마루에서 뒤척이던 엄마는

지지배가 밤중에 어디를 쏘다니다 오는겨

핀잔이었으나 덤불에 긁혀 피가 맺힌 종아리와 땀에 젖은 내 몰골은 흔들리는 호롱불 아래에 잠겨 들었다.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이었다. 엄마는 외진 참외밭 원두막 지기로 보낸 동생을 데려오라며 나를 떠밀었다. 물이 불어나면 개울을 건널 수가 없다. 세찬 바람과 쏟아지는 빗줄기에 비닐우산은 무용지물이었다. 아직은 징검다리가 돌아치는 물살 위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울고 있을 거라는 엄마의 예상과 달리 동생은 세상모르고 자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동생을 깨워 빗길을 나섰다. 그사이 물이 불어 돌다리는 자취를 감췄고 소용돌이 치는 흙탕물은 건널 상황이 아니었다. 오도 가도 못하는 우리를 보고 물꼬를 보러 나온 이웃집 아저씨가 하나씩 업고 개울을 건너 주셨다.

 

남은 두덩이 호박이 무사한지 호박 넝쿨부터 살펴본다. 서리가 내려 넝쿨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두어야 한다던데 또 손을 탈까 싶어 조바심하다 호박을 따왔다. 이 두 덩이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고향에 밭 한 두렁을 주말농장 삼아 가꾸고 있는 친구다. 남이 애써 가꾸어 놓은 것을 어찌 그리할 수 있느냐 열변을 토했더니 한참을 깔깔댄다.

그래 그 심정 내가 알지, 날마다 눈 맞춤한 것의 소중함 해본 사람만 아는 것을

그러면서 고지를 만들어 두었다가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견과류와, , 찹쌀가루를 섞어 찌면 근사한 떡이 되니 말려 두란다.

 

호박고지를 만들었다. 난생처음 해보니 단단한 껍질을 벗기고 일정한 두께로 자르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빨랫줄에 주렁주렁 걸어 말리던 것을 보기만 했지, 사과 깎듯이 길게 켜는 일이 만만치 않아 얇게 썰기로 대신했다. 습을 거둔 쨍한 햇살에 꾸덕꾸덕 말라가는 호박고지를 보며 픽 웃음이 나왔다. 늙은 호박 하나에 발끈했던 속 좁음에 스스로 얼굴이 뜨끔하니 민망하다. 살다 보면 잃어버리는 것이 어디 한 둘이던가. 승자만 보이는 세상을 쫓아 허둥대느라 머리 풀리고 가슴도 풀리고 허방 짚은 다리마저 풀려 주저앉은 수많은 날 들.

 

이상과 현실의 모호함으로 제자리를 맴도는 시계바늘 끝 푸르던 꿈은 녹이 슬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허공을 가르던 손바닥이 빈 채로 둘만 남은 둥지가 허전하지만 오붓하니 편하기도 하니, 나를 안고 가는 세월에 쉬어갈 정거장 하나쯤 덤으로 내어줘도 좋을 것을. 성근 머리에 허연 화관을 쓰고도 사슴뿔 같은 날을 세우고 달팽이 더듬이 같은 거추장스런 자존심을 받치고 있느라 허걱댄다.

 

이삭을 품은 벼들이 바람결에 일렁인다. 저수지도 살랑이며 뒤친다. 물비늘은 부드럽게 간질이다 은밀히 속삭여 줄 것이다. 새들이 날고 벼 이삭은 영글며 나팔꽃 진 자리에 씨앗 하나 숨어드니 나는 오늘도 살아 있음이다. 풀린 다리로 흔들리는 세상에 잠시 서 있노라면 삶도 사랑도 삐걱이며 기우뚱대다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리 간단한 세상 이치를 이제야 알았느냐 늦달린 개 복상 하나가 비웃듯이 쳐다본다. 내년엔 호박을 넉넉히 심어야 할까 보다.

 

20 2019년 (전반기) 온라인효석백일장 최우수작
  • 관리자
  • 2019-07-10
관리자 2019-07-10



반지하


 

     생크림을 만졌습니다 구름을 잡는 기분이 이런 걸까요

     땅 속 깊이 떠다니던 뿌리 바퀴벌레 등을 타고 줄지어 기어오르고 있었습니다 뿌리는 계속해서 자라 반지하가 되었습니다 여자는 볼에 계란과 붕산을 넣고 휘저으며 바퀴벌레의 흔적을 지워버렸습니다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가 바닥에 누워 몸을 한껏 웅크렸습니다 가만히 바닥을 느껴보았습니다 집을 느껴보았습니다 하늘과 가까워지고 싶어 할수록 지면은 점점 아래로 파고들었습니다


   어머닌 허구한 날 사람은 어두운 데로 다니면 안 된다고 했으면서 우리는 왜 지하에서 사는 건가요


   곰팡이들 사이에서 불만들이 마구 피어났지만 목구멍에 습기 차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물 먹는 하마는 순식간에 묵직해졌지만 내 목은 여전히 축축했습니다 여자는 땀과 냄새로 섞은 반죽으로 줄눈을 그렸습니다 비행기가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길처럼 타일 사이에 반듯하게 금을 새겼습니다, 하얗게 하얗게


   남은 반죽을 뭉갰습니다


땀으로 범벅된 그녀의 형상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반지하가 지하가 되지 않기 위해 홀로 일을 한 여자는 하루도 건조할 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자가 생기는 날이 많았습니다 물방울 하나 떨어지면 바르게 새긴 금에 기포가 생기듯, 나에게도 들뜬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냥 지하도 아닌 반쪽짜리 지하에 살고서야 세상은 반으로 나뉘어져있다는 걸 깨달은 것입니다 하늘과 땅, 남자와 여자, 해와 달…… 나는 주저하다 볼을 엎어버렸습니다 섞이는 건 한순간이었습니다


    지하에서 끌려온 수액은 이 집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보여주었습니다


19 2019년 (전반기) 온라인효석백일장 심사평
  • 관리자
  • 2019-07-10
관리자 2019-07-10


2019년 전반기 온라인 효석백일장 심사평


 먼저 놀라움을 밝힐 수밖에 없다. 응모작품이 예상을 뛰어 넘어 한번 놀랐고, 작품의 높은 수준에 더 놀랐다. 가만히 앉아 반성했다. 공모에 작품을 내는 사람들 수준이란 그저 그럴 거라는 생각을. 미처 이런 작품 발표 공간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자책이나 후회가 글을 읽는 동안 우리를 따라 다녔다.


한편으로는 반가웠고 기뻤다. 우리 문학의 앞길이 환하다는 증표를 찾은 셈이니 말이다. 등단이란 제도가 있고, 그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려고 다들 안간힘을 쓰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문청도 많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독립영화를 여러 편, 모아서 본 느낌이다.


적어도 우수상을 받은 응모자까지는 지금 당장 등단을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최우수상을 받은 반지하의 경우, 작품을 구성하는 능력이나 언어로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역량이 이 탁월해보였다. 좋은 시인의 출현을 예견할 수 있어 즐거웠다. 우수상을 받은 여백문답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과 후반부의 반전을 통해 주제를 드러내는 능력이 우수했다. 글 꽤나 쓴 분의 작품이라 칭찬만 가능했다. 물론 우수상을 받은 아코디언을 비롯한 시 세 편 또한 오랜 공력이 느껴지는 수작이었다.


장려상을 받은 작품들 또한 일정한 수준의 필력을 보여줬다. 자신의 경험을 소중한 가치로 재창조하는 작품이 많았고, 습작이긴 하지만 빛나는 발상과 표현을 보여준 작품도 많았다. 몇 명 안 되는 입상자 수가 그래서 더욱 아쉬웠다.


응모작에 비해 입상자가 너무 적다는 점을 다시 언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작을 뽑아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기로 했다. 또한 소설을 보내주신 응모자에게 적합한 평가와 보상이 필요하다는 합의에 따라 두 작품을 선외가작으로 뽑기로 했다. 소설을 한 편 마무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님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차후에는 시부문과 산문부문으로 나누어서 시상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리고 초등학생이 응모한 글이 여러 편 있었다. 어린 학생의 글을 어른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일이 합당하지 못하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모할 줄 몰랐다는 담당자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차후 어린이의 글만 심사하는 부문을 만들어야 바람직하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일은 힘들지만 행복한 일이다.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고난의 시간이지만, 그 아픔이 결국 삶의 자양분이 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으므로 행복한 일이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혼자 조용히 자신의 글을 벼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소중한 기회였다. 참가한 모든 분들의 건필을 빈다.


 


심사위원


김정남(문학평론가, 소설가, 가톨릭관동대 국어교육과 교수)


김남극(시인, 이효석문학선양회 선영위원장)


18 2019년 (전반기) 온라인효석백일장 입상자명단
  • 관리자
  • 2019-07-10
관리자 2019-07-10


2019(전반기) 온라인효석백일장 입상자 명단


수상명

장르

성명

주소

연락처

제목

최우수

김은혜

경기도 오산시

010-0000-9442

반지하

우수

산문

이지안

대구시 수성구

010-0000-0010

여백문답

우수

김완수

전북 전주시 덕진구

010-0000-9074

아코디언2

동화 1

장려

산문

박덕은

광주시 북구

010-0000-5673

나무의 시간처럼

장려

이세인

서울시 동작구

010-0000-8364

어떤 날1

장려

산문

정순옥

경기도 안산시

010-0000-0917

퇴근길

가작

이용희

춘천시

010-0000-8122

꽃잎으로 대답하다1

가작

오가빈

 

010-0000-5451

꽃잎을 사진에 담다

가작

이운주

부산시 남구

010-0000-6670

무화과 편지

가작

김수진

서울시 강동구

010-0000-0411

메밀꽃 필 무렵1

가작

장은선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010-0000-3336

꿈꾸는 고물상

가작

산문

정낙민

서울시 관악구

010-0000-4568

바람이 분다

가작

산문

양희우

경기도 부천시

010-0000-0603

아빠와 경운기1

가작

산문

이창헌

경북 경주시

010-0000-7321

아버지의 용기

가작

산문

김요안

서울시 강북구

010-0000-3736

한탄강의 벌거숭이 어부

가작

산문

우진아

경북 구미시 선산읍

010-0000-7933

존경받는 선생님 되기

가작

산문

안효정

경기도 광명시

010-0000-7821

쳇바퀴

가작

산문

최덕천

서울시 구로구

010-0000-0026

공방 주인과 할머니1

선외

가작

소설

남원정

제주도 제주시

010-0000-8022

, 슬픔 혹은 아픔1

선외

가작

소설

김소래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010-0000-8005

거제도에서 잃어버린 것


*응모작(130, 215)

17 온라인 효석백일장 공지
  • 관리자
  • 2019-07-02
관리자 2019-07-02


'온라인 효석백일장에 참가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많은 작품을 응모해주셨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심사를 마무리하여 입상자를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응모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시 응모자 86명(260편)


산문 응모자 37명(43편)


 


창작의 열정을 품고 계신 분들의 건필을 빌면서 심사결과 발표와 함께


최우수 작품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6 온라인 효석백일장 시부문 참가합니다.
  • 신지영
  • 2019-06-30
신지영 2019-06-30
신청서에 제출하는 시를 뒤에 덧붙여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파일 제출 공지에 나온 이메일의 주소가 잘못되셨어요! 방금 알고 다시 제대로 보내기는 했는데 관리자 분께서 한번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15 2019 온라인 효석백일장 시 부문 참가합니다
  • 한 별
  • 2019-06-28
한 별 2019-06-28

2019 온라인 효석백일장 시 부문 입니다.

참가신청서와 작품 파일첨부하여 이메일로도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14 2019년 온라인 효석백일장 시부문 응모
  • 김정현
  • 2019-06-28
김정현 2019-06-28

2019년 온라인 효석백일장 시부문 응모

참가신청서, 응모작은  파일 첨부 하였습니다

메일로도 발송하였습니다.  감사힙니다.

13 홈페이지 참가신청서 및 작품파일 접수
  • 관리자
  • 2019-06-27
관리자 2019-06-27



안녕하세요.


이효석 문학선양회입니다.


홈페이지 접수를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어 개선하려 합니다.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와 온라인효석백일장 접수를 봄날 이메일접수와 함께 홈페이지에서도 올리실 수 있는데요.


현재 홈페이지 접수는 참가신청서 및 작품 파일을 올리시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접수와 동시에 홈페이지내에서 삭제해 드리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수정전까지 번거로우시더라도 작품파일과 참가신청서는 봄날 이메일 (bomnal2323@hanmail.net) 로 신청해주시고,


작품은 집적 작성하여 올려주셔도 됩니다.


이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윤중천 님은 파일을 안올리셔서 접수가 안되어 있습니다.

033-335-2323 (사)이효석문학선양회 으로 전화 주시면 접수 안내해 드립니다.


12 온라인 효석백일장 산문 응모
  • 정낙민
  • 2019-06-26
정낙민 2019-06-26
신청서와 글은 첨부파일로 올립니다.
11 시부문. 19년 효석 백일장 참가
  • 김진우
  • 2019-06-26
김진우 2019-06-26

술래잡기

 

병원에서 술래를 처방했다

덜컹거리는 두개골을 생략한다

멀쩡한 핏줄들을 중략한다. 오전에 뿌렸던 향수가

자상을 달큰하게 절여놓는다

시야는 입 벌린 골목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에게 고백해야만 했다

한 놈이 더 있다!

 

사랑하는 순간마다 유령이 쫓아왔다

모텔촌의 네온사인처럼 빠르게 번져야 했다

연인의 가쁜 숨결과 절정에 다다른 도시가 붕

떠오른다

척추를 파고드는 술래의 입김을 이해하는 순간이 온다

도망가야 해!

 

컨베이어 벨트를 보고 있었다. 불행도 익숙해질 수 있었지 호명되지 못한 사람들이 거리를 점령했어 그들의 종말은 예측할 수 있어. 대물림되는 골목길과 반지하의 저금통은 누구의 기억이었을까

 

술래가 바뀌었다. 흐를 것이 없는 눈을

뻐끔거리며 말한다

당신의 이름을 소리쳐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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